:: 실크로드와 둔황 - 혜초와 함께하는 서역 기행 (2010.12.18. ~ 2011. 04. 03.)
국립중앙박물관을 하루만에 정복해보겠다고 갔던 날, 중·고등학생들의 현장학습 압박에 밀려 반은 충동적으로 관람했던 전시회입니다. 전체적으로 당시 실크로드였던 서역북도와 서역남도, 천산북로의 도시들을 소개하며 해당 도시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여러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된 둔황을 중점적으로 소개하고 있었죠.
해당 전시 준비회측에서 타이틀로 내건 '왕오천축국전'보다도 제 관심을 끈 것은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알 수 있었던 유물이었습니다. 모 만화에 푹 빠져있는 요즘이라서 그런지, 석굴관련 유물과 왕오천축국전보다도 더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특히, 아름다운 문양이 새겨진 비단이라던가, 비단이라던가, 비단이라던가던가던가...[].
씨실과 날실을 직접 엮어 만든, 기하학적인 무늬와 봉황, 포도덩굴 같은 동식물 문양을 새겨넣은 비단 천과 태피스트리.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손쉽게 알 수 있는 토기 및 자기 인형과 세밀하게 돋을새김이 되어 터키석이나 옥으로 장식한 황금대구와 여러 금장식. 상인들이 작성한 상업용 문서들과 벽돌 장식. 대상들이 여행의 안전을 빌기 위해 조성한 석굴에 그려졌던 불화들까지ㅡ. 해당 전시는 '실크로드 도시민들의 삶을 알 수 있는 유물 전시 부분'과 '당시 대상들이 만든 석굴에 관련한 전시 부분'으로 크게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간 이런 식으로 한가지 테마를 정해서 전시를 한 적은 잘 없는 것 같은데, 이번에 실크로드에 대해서 보다 더 알게 되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실크로드가 천산남로(서역남도+서역북도)와 천산북로로 나뉜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저[...]. 아쉬운 점은 이번에 전시된 불화 대부분이 모작이라는 것일까요. 제가 관람했던 날만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관람자분들 대부분이 연세가 좀 있으신 분들이셔서 조용하고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었던 것은 좋았지마는.
:: 명청회화 -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2010.12.07. ~ 2011. 01. 30.)
국립중앙박물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하고 있는 명청회화전입니다. '실크로드와 둔황전'을 보고 나왔음에도 학생들이 여전히 많아서 도피성으로 본[...] 전시회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사람이 정말로 없어서 편안하게 관람했습니다.
평소 잘 볼 수 없었던 명·청 시대의 중국회화를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서양회화는 그간 잘 봐왔지만 중국회화는 처음이라서 제법 신선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요즘의 동양화처럼 색을 입힌 것도 있었지만 대체로 빛바랜 종이에 먹의 농담만으로 표현한 중국회화는 눈에 편안하게 다가오더군요. 차분하고 조용한, 그러면서도 편안한... 뭔가 굉장히 정적인 느낌? 서양회화를 볼 때처럼 이건 뭐지?ㅡ라는 식의 고민과 생각없이 볼 수 있었어요. 있는 그대로를 편안히 받아들이면서 관람했습니다.
회화를 전시하면서 당시 중국회화에 대해 여러가지를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궁정회화, 직업화가와 절파, 문인화가와 오파, 정통화파와 사왕오운, 개성화파와 사승, 양주팔괴, 해상화파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는데, 중국회화가 이런 식으로 나뉠 수도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사실... 학생때에는 서양회화 화파에 대해 머리아플 정도로 열심히 배우고 외우지만, 동양회화에 대해선 그런 식으로 잘 배우진 않잖아요. 서양회화와 다르게 각 화파의 특징이 그림에 잘 드러나지 않는 탓도 있겠습니다마는. 서양회화의 화파는 그림의 특성에 따라 나뉘는 반면, 중국회화는 각 화파가 계승한 정신과 화풍에 따라 나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피카소와 모던 아트전 (2010.10.26. ~ 2011. 03. 01.)
덕수궁 미술관에서 하는 전시회로 인상파가 갓 생겨났던 1800년대 후반에서 피카소가 활동했던 시기의 회화를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위치한 알브레티나 미술관 컬렉션을 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파 후기부터의 서양회화와 잘 맞지 않아서 마지막까지 볼 것인지 말지 고민했던 전시회.
인상파 후기 이후에 서양회화가 어떤 식으로 발전하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선지 처음듣는 화파와 화가들의 이름, 그들의 작품을 접할 수 있죠. 시기 흐름별로 작품을 전시해 놓아서 인상파 이후 서양회화의 변천 흐름을 쉽게 파악가능합니다. 점차적으로 그림이 단순해지거나, 표현할 주제만을 나타내거나, 붓터치의 방식이 다르거나, 캔버스를 면으로 분활하여 그 안에 추상적으로 표현한다거나.
뒤로 갈 수록 추상화같은... 현대회화와 비슷해져서 저는 뒤로 갈수록 머리를 굴려가며[...] 보았습니다. 바젤리츠의 작품에 와선 생각 및 고민 포기. 작품 옆에 소개글이 있어서 어떤 걸 표현했는지 알 수는 있었지만, 소개글이 없었다면 전혀 몰랐을 것 같아요.
인상파 이후의 서양회화 흐름(오스트리아, 독일 중심)이 궁금하신 분이나, 현대회화를 좋아하시는 분은 좋아하실 것 같은 전시회입니다. 하지만 저처럼 인상파 이후의 서양회화와 맞지 않는 분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나마 마음에 들었던 작품 하나는 에밀 놀데의 달빛이 흐르는 밤뿐.
:: 프랑스 국립 베르사이유 특별전 - 루이 14세에서 마리 앙투아네트까지 (2010.11.05. ~ 2011. 03. 06.)
베르사이유!!!
전시회 인테리어가 관람자의 기분, 작품을 받아들이는 느낌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 가ㅡ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던 전시회입니다. 프랑스 국립 베르사이유 특별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내부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궁전의 홀처럼 꾸며놓았습니다. 메인 컬러도 루이 14세, 루이 15세, 루이 16세에 따라 빨강, 파랑, 녹색으로 정해서 그에 맞추어 인테리어를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도록도 그에 맞추어 편집을 했더군요. 내부 인테리어 탓인지, 다른 전시회와 다르게 한 작품당 차지하는 공간의 비율이 높습니다.
당시 베르사이유에서 살았던 왕족들과 주변인물들의 초상화가 주를 이룹니다. 중요한 작품 옆에는 해당 작품의 세세한 부분을 상세히 서술해 놓은 보드판을 올려논 받침대가 있어 작품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루이 14, 15, 16세와 왕비의 공식 초상화를 보면서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저 아이템들을 어딘가에 써먹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 저는 나쁘지 않..............................아요[].
전시회장 중심, 1관과 2관을 연결하는 곳에 베르사이유 궁에 실제로 있는 거울의 홀을 모방한 곳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그곳에서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해 놓았더군요. 카메라 각도와 빛을 잘 조절만하면,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 실제로 가서 촬영한 것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로 한쪽 벽면을 거울로 다 채워놓아서... 실제 거울의 홀이 얼마나 호화스러운 홀인지 간접적으로나마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루이 15세의 왕비였던 마리 레슈친스카의 공식 초상화입니다. 다른 왕비님들과 다르게 정말로 소박하게 그려진 초상화라서, 당시 사람들이 왜 그렇게 놀랐는지 알 수 있었어요. 그림속에는 왕비라는 걸 알 수 있는 그 어떤 장식품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나타내는 것은 왕비님이 앉은 의자 커버에 장식된 프랑스 왕실의 백합 문양뿐입니다.
마리 레슈친스카 왕비는 이 초상화가 정말로 마음에 들어서 사람들에게 복제품을 여러번 선물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의 태피스트리도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한번 보고 싶어요ㅠㅠ 이번 전시회에서 볼 수 있었던 프랑스 왕실 공식 문장 태피스트리 2점이 정말로 크고 아름다워서[...] 저 작품을 태피스트리로 어떻게 표현했는지,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이 잘 안되거든요. 왕족의, 그것도 왕비의 초상화 태피스트리이니, 정말로 많은 신경을 써서 세심하게 작업했을 것이 분명하니까요.
다른 전시회에 비해 금액적인 압박감이 조금 있긴 합니다만, 돈이 아깝지 않은 전시회였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초상화라던가, 왕족이라던가, 가계도라느니, 뒷 이야기를 좋아하는 저라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지만요. 그리고 전시회를 기획한 측에서 인테리어를 비롯하여 많은 걸 신경쓰기도 했고요. 도록도 내용적인 면에서 충실한 편이라서 나쁘지 않습니다. 보통 전시회 도록에선 볼 수 없는 작품 해설 속 단어나 사건에 관한 주석이라던가 작가약력, 루이 14, 15, 16세의 집권연혁, 가계도가 실려 있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마는.